김찹찹 2024. 9. 20. 17:41

지금까지 스마트폰으로 직접 타이핑하거나, 납작한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로 블로그 글을 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글을 쓰는 게 너무 불편했다. 오타율도 너무 높고 쓰다 보면 금방 피로해졌다. 반복되는 불편함 속에 나는 점차 글에 대한 흥미가 사그라들고 있었다. 마치 더운 여름 길바닥에 방치되어 노랗게 쪼그라드는 시금치처럼 말이다. 이대로면 다시 글을 안 쓰게 될 것 같아서 특단의 조치로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했다.

경쾌한 타자 소리와 손에 착 감기는 타건감은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게끔 만들어준다. 사실 예전부터 기계식 키보드를 갖고 싶었다. 올바른 소비 생활을 위해 참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던 중 굉장히 저렴한 입문용 키보드를 발견했다. 나쁘지 않은 리뷰들을 보고 곧바로 구매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어제 키보드가 집에 도착했다.

  써보니까 딱히 나쁘진 않다. 근데 또 그렇게 막 좋지도 않다. 어떻게 세상 만물들을 다 좋고 나쁨으로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 키보드는 뭐랄까 딱 자기가 받는 시급에서 천 원어치 더 일하는 느낌이다. 가성비는 좋다. 다만 나중에 좀 더 글쓰기에 진심이 된다면 다른 키보드로 무조건 바꿀 것 같다. 그래 몇만 원짜리 키보드에 뭘 더 바라겠는가. 그냥 연결만 안 끊기지 잘 입력되면 되는 거지. 그래도 덕분에 글쓰기 흥미가 다시 돌아왔다. 좋았어 신나는 글쓰기 생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