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49 기록 최근 삶의 흐름이 거세졌다. 올해의 25%가 눈 껌뻑하니 흘러가버렸다. 다양한 감정을 담은 추억들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빨리 지나간 탓일까, 그 모든 순간이 흐릿하게만 보인다. 일기를 쓰지 않은 게 후회된다. 올해의 목표는 무엇이었나. 좋아하는 유튜버의 댓글에 달았던 올해 목표를 다시 확인해본다. 영어로 유튜브 영상 하나라도 만들어 올리기, 강해져서 턱걸이 10개 정자세로 하기, 복근 개미 똥구멍만큼이라도 만들기. 그 어느 것도 진행된 게 없다. 기록을 해야한다. 기록을 해야 잊혀지지 않는다. 소중한 추억도 굳게 결심한 목표도. 다시금 날 자리에 앉혀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은 뭘까? 왜 굳이 기록을 해 까먹지 않으려 하는 걸까? 기록을 하지 않은 과거는 무엇 때문에 후회가 될까? 글을 쓰자. 그.. 2025. 3. 24. 토요일 아침의 스콘 커피의 향긋함이 은은하게 콧속을 방문한다. 평소라면 식도로 냅다 들이부었겠지만 오늘은 다르다. 주말이니까. 사람들이 선호하는 창가 쪽 자리가 많이 남아있지만 굳이 구석진 자리를 선점했다. 각자의 취향이 다른 거 아니겠는가? 밝은 햇살도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도 사양이다. 자리에 앉아 조용히 기지개를 켠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천천히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주위를 쓱 둘러본다. 이제부터 난 관찰자가 된다. 몇몇 사람들은 목을 거북이처럼 쭉 늘어놓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보고 있다. 심지어 카페 직원 중 한 명도 거북이 모드다. 눈치를 보며 스마트폰을 호다닥 주머니에 넣다 뺐다를 반복한다. 재빠른 거북이다. 저러다 매니저에게 걸리는 순간 하루가 고단해질 게 분명하다. 창가.. 2024. 10. 16. 갓난아이와 인생 친구들이 부모가 된지 한 달이 지났다. 그 작고 작던 애기가 꽤나 자랐다. 이 애기도 언젠간 성인이 될거란 생각을 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울적해졌다. 그 때면 난 거의 부모님 나이뻘이 된다. 분면 지금이랑은 많은 게 변했을 거다. 십년 전 오늘의 내 모습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 땐 십년 후를 그저 먼 미래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오늘날이 되어보니 십년 전 그 때 그 순간들은 얼마전에 있었던 일들처럼 익숙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이런 거구나. 흐를 땐 몰랐다가 흐르고 나야지만 깨닫는 거구나. 아직까진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 그러나 시간은 조용히 다가와선 어린 친구들을 내 주변에 채워 줄 것이다. 울면서 아둥바둥 거리던 갓난 아이들이 오늘의 내가 되.. 2024. 9. 21. 기계식 키보드 지금까지 스마트폰으로 직접 타이핑하거나, 납작한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로 블로그 글을 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글을 쓰는 게 너무 불편했다. 오타율도 너무 높고 쓰다 보면 금방 피로해졌다. 반복되는 불편함 속에 나는 점차 글에 대한 흥미가 사그라들고 있었다. 마치 더운 여름 길바닥에 방치되어 노랗게 쪼그라드는 시금치처럼 말이다. 이대로면 다시 글을 안 쓰게 될 것 같아서 특단의 조치로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했다. 경쾌한 타자 소리와 손에 착 감기는 타건감은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게끔 만들어준다. 사실 예전부터 기계식 키보드를 갖고 싶었다. 올바른 소비 생활을 위해 참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던 중 굉장히 저렴한 입문용 키보드를 발견했다. 나쁘지 않은 리뷰들을 보고 곧바로 구매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어.. 2024. 9. 20. 이전 1 2 3 4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