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홀로 산책을 나섰다.
호기심이 많기에 혼자 다니면 탐구하려는 버릇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사진은 어떤 특이점이 있을까?
눈치 챘는가?
맞다 바로 엄청 큰 나무에 그네가 걸려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공원만한 크기의 공간이 누군가의 집 앞마당이다.
너무도 놀란 나머지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걷다보니 '여긴 술 금지 구역이다'라는 표지판이 자주 나왔다.
그리고 예쁘게 놓인 맥주병도 발견할 수 있었다.
표지판 바로 밑에 놓인 맥주병 하나.
역설적인 모습에 웃음이 지어졌다.
오늘의 산책코스 젤리젤리 공원에 도착했다.
난 이 공원이 너무 좋다.
일단 이름이 젤리라서 귀엽고, 오리들도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디스크 골프를 할 수 있다.
아마 아직은 내 말에 공감을 못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받아라 귀여운 오리 사진이다!
하하!
혓바닥이 튀어나올정도로 귀엽지 않은가?!?
저런 베이비 친구들이 아주 많이 있다.
가끔 육지로 올라와 바보같이 흙을 쪼아대는...
이 말은 저번 글에서 했으니 생략하겠다.
공원을 산책하면 사람들이 원반 던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던지고 낄낄대는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원반 던지기 코스가 따로 준비돼 있었다.
이렇게 생긴 쇳덩이가 여기저기에 준비돼 있다.
새모이통으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다가 디스크를 넣는거라니...
너무 놀란 나머지 계속 쳐다보게 됐다.
그렇게 난 혼자서 디스크 골프를 하는 사람을 지켜보면서 멀뚱히 서있었다.
몇분동안 봤더니 그 사람도 의식했는지 빠르게 자리를 이동했다.
뭔가 좀 미안했다.
한번만 시켜달라는 말을 영어로 못한 내 자신이 미웠다.
공원을 탐색하던 중 멋진 나무가 있어서 찍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이 탄생한 곳이라서 그런가 웅장한 느낌이 있다.
잠시 숲속에 들어와 길을 잃는 상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렸다가 멜리와 함께 리카튼 몰로 향했다.
목표는 연필깎기와 디스크였다.
맞다 앞서 계속 말했던 바로 그 디스크다.
사실 어릴적부터 원반던지기를 좋아했는데,
좁고 좁은 한국에서는 하기 힘들어서 못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잊고 살았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젤리 공원이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
불난 마음을 밀크티로 잠시 식히고
예쁜 상어 키링으로 가다듬으며 디스크를 구매하러 들어간 순간
직원이 재고가 없다며 사과를 했다.
이런 젠장
그냥 대충 둥그런 물건을 사야겠다.
뭐든 던지면 그만이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며 두리번거리며 둥글고 납작한 물건을 찾았다.
그랬더니 멜리가 눈치를 채고는 날 데리고 나왔다.
정말 눈치가 빠른 여자친구다.
아쉬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구운 감자와 치킨이 이렇게 맛있는 건지 몰랐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후 방에 들어와 생각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조만간 디스크를 어떻게든 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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