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이다.
이렇게 좋은 아침엔 뭘 해야하는지 아는가?
바로 디스크 골프다!
호다닥 챙겨서 젤리파크를 향했다.
오늘만을 기다렸다...!!! 얏호!!!
끔찍한 경험이었다.
하루종일 힘차게 던져도 고꾸라지는 디스크 친구들
디스크가 쓰레기인 것이 증명됐다.
맑고 화창한 날씨와는 상반되게 내 얼굴은 구겨져 있었다.
젠장ㅠㅜ
주섬주섬 디스크를 주우며 생각을 했다.
'내가 원한건 이게 아닌데ㅠㅜ'
시무룩한 표정으로 디스크들을 가방에 넣었다.
멜리가 괜찮냐며 함께 디스크를 욕해줬다.
그 후 풀죽어있는 날 데리고 집으로 갔다.
"맛있는 걸 먹자! 내가 만들어줄게!"
능숙하게 재료를 손질하더니 '짜잔-'하고 요리가 탄생했다.
여자친구 덕분에 다시 기운이 돋아났다.
그래! 이 기분을 이어서 아이스크림을 사러가자!
'우르르쾅쾅'
신나게 아이스크림을 사고 나오니 비가 쏟아졌다.
우린 멍청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옆에 있는 신문지를 들고선 뛰기 시작했다.
"으아아아ㅏㅏ앍 살려ㅈㅝㅓㅓ!!!"
힘차게 내려오는 빗방울들을 맞으며 열심히 뛰었다.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지키며 힘겹게 나아갔다.
이것이 청춘인가?
빌어먹을 청춘
청춘을 짊어지고 돌아와 샤워 후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잔뜩 기대하고 한입 먹은 순간 입안엔 공포가 퍼져나갔다.
혹시 민트초코를 싫어하는가?
카다멈초코를 먹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오오 민트초코 당신은 선녀였소...'
남기기엔 다음에 또 먹을 자신이 었었고,
버리기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진퇴양난의 배수진이 쳐진 상황
우걱우걱 먹으며 민초선녀님을 상상했다.
오오 선녀님 여태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ㅠ
분명 같은 장소인데 아침과 아주 다른 느낌이다.
뉴질랜드의 날씨는 정말 변화무쌍하다.
하루에 사계절이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이해를 못했는데,
이젠 완벽하게 공감한다.
쉽지 않은 하루였지만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될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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